제4강 - 언어와 존재의 그늘에서Ⅱ

(1교시)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에 대한 왕필의 해석

• 말할 수 있는 도와 이름지을 수 있는 이름은 ‘구체적 사태’와 ‘구체적 사물’을 가리키므로 영원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말할 수 없다”고 또 “이름지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可道之道(가도지도), 可名之名(가명지명), 指事造形(지사조형), 非其常也(비기상야), 不可名也(불가명야))
• → 성인의 도는 어떻게 체득될 것인가의 문제가 향방이다.

• 성인이 말하고자 하는 뜻이 제대로 이해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는 아주 이른 시기에 등장
• → 중국적 수사의 전형: 其人不傳(기인부전)의 두 가 의미

• 1) 도를 전할 만한 사람이 못되면 전하지 말아라.
• 2) 아무리 이야기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모른다. 그러니 맘놓고
       이야기해라.

• 선진 시대 『장자』 「천도」(天道)에 나오는 환공과 윤편의 일화: 윤편은 거기에서 바퀴깎는 방법을 말로 전할 수 없는 것에 비유하여 환공이 읽는 고인(古人)의 책은 ‘옛 사람들의 찌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 → 성인이 전하고자 했던 진정한 의미는 언어를 통해서는 쉽게 전달되지
      않는다.

바그너의 경우, 과연 성인이 전하고자 하는 뜻이 온전히 이해될 수 있는가에 대한 왕필 이전에 전개된 세 가지 입장에 대해 언급.

• 첫째는, 근본주의적 입장: 경전 속에 들어있는 성인의 뜻, 진리를 우리가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 둘째는, 지칭적 입장: 경전에서는 언어가 지닌 한계를 피하기 위해 복잡한 장치들을 동원하고 있으며 따라서 경전에서 사용되는 말과 글, 상은 지칭적 특질을 가진다.
• 셋째는, 시의적(時宜的) 입장: ‘시대와 환경의 요구에 부응하는 경전 독해(a reading of the classicsthat is adapted to the requirements of the time and circumstances)’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 → 첫째, 둘째가 중요하다.
• ⇒ ‘君不盡言 言不盡意’

{장자} 외물:

(해석)
그물은 물고기를 잡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물고기를 잡았으면 그 그물을 잊어야 한다.
올무(올가미)라고 하는 것은 토끼를 잡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토끼를 잡았으면 그 올무를 잊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말은 뜻을 전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뜻을 얻었으면 그 언어에는 매이지 않아야 한다.

• → 뜻을 알려면 말을 봐야하고 말을 알려면 글자를 봐야함.
      그러나 그 뜻을 얻은 후에는 글자에 집착하지 않는다.
• ⇒ 기본적으로 말의 역할을 긍정.
• ⇒ 경전의 세계라는 것은 분명히 언어로 되어있고 성인의 뜻을 담지만
      아무나 그 뜻을 간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긍정과 동시에 부정.
      왕필을 천재라 일컫는 이유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