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발이란 그것으로 물고기를 잡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물고기를 잡으면 통발은 잊어야 한다. 올가미란 그것으로 토끼를 잡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토끼를 잡으면 잊어야 한다. 말이란 그것으로 뜻을 전하고자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뜻을 얻었으면 말은 잊어야 한다. 나는 언제나 말을 잊은 사람을 만나 그와 더불어 이야기해 볼 수 있을까! (『莊子』「外物」: 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 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 吾安得夫忘言之人而與之言哉!)

공자가 말하였다. “글은 말을 다 표현하지 못하며, 말은 뜻을 다 표현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성인의 뜻은 알 수 없는 것인가? 공자가 말하였다. “성인은 상을 세워서 그 뜻을 다 드러내었고, 괘를 베풀어 참과 거짓을 다 드러내었다. 또한 거기에 글귀를 달아서 그 말을 다하였고, 변하고 통하게 하여 이로움을 다하며 북치고 춤추어서 신을 다하였다.” (『周易』「繫辭傳上」 12: 子曰: “書不盡言, 言不盡意.” 然則聖人之意其不可見乎? 子曰, “聖人立象以盡意, 設卦以盡情僞, 繫辭焉以盡其言, 變而通之以盡利, 鼓之舞之以盡神.”)

중부(中孚)괘의 구이(九二)에 “그늘에서 학이 우니 그 새끼가 화답한다. 내게 좋은 작록이 있으니 너와 함께 나누리라”고 하였다.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가 집에 머물더라도 그 말이 좋으면 천리 밖에서도 응답하니 하물며 가까이 있는 사람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집에 머물더라도 그 말이 좋지 않으면 천리 밖에서도 거스르니 하물며 가까이 있는 사람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군자의 말은 자신의 몸에서 나오지만 백성에게 퍼져나가고, 행동은 가까운데서 하지만 먼 곳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말과 행동은 군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 가장 중요한 것 즉 말과 행동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영예와 치욕이 결정된다. 바로 이 말과 행동으로 군자는 하늘과 땅까지도 요동치게 하는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동인(同人)괘의 구오(九五)에 “다른 사람과 함께 한다. 처음에는 울부짖지만 나중에는 웃는다”라고 하였다.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의 도리란 벼슬길에 나아갈 때가 있는가 하면 물러나 집에 있을 때도 있고, 무엇인가 말해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침묵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 하면 그 날카로움은 쇠라도 자를 수 있고, 마음을 함께 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도 같다”고 하였다. (『周易』「繫辭傳上」“鳴鶴在陰, 其子和之, 我有好爵, 吾與爾靡之.” 子曰, “君子居其室, 出其言善, 則千里之外應之, 況其邇者乎? 居其室, 出其言不善, 則千里之外違之, 況其邇者乎? 言出乎身, 加乎民, 行發乎邇, 見乎遠, 言行, 君子之樞機. 樞機之發, 榮辱之主也, 言行, 君子之所以動天地也, 可不愼乎?” “同人, 先號?而後笑.” 子曰, “君子之道, 或出或處, 或?或語. 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